유치원 분리불안 해결하기 (부모독립, 적응방법, 증상)

처음 유치원 담임을 맡았을 때 저는 아이들의 울음소리보다 부모님들의 불안한 표정이 더 걱정스러웠습니다. 아침마다 교실 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은 예상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아이는 이미 친구들과 놀 생각에 신이 나 있는데, 아빠가 5분 넘게 안아주고 뽀뽀하며 헤어지지 못하는 모습도 있었고, 온 가족이 총출동해서 돌아가며 인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분리불안은 아이의 문제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오히려 부모님의 불안이 아이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유치원 등원 거부 예방하는 적응 훈련 시작하기 

분리불안, 정말 아이만의 문제일까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은 애착 대상인 보호자와 떨어질 때 느끼는 과도한 불안감을 말합니다. 생후 8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처음 나타나지만, 4세에서 7세 사이 유치원 입학 시기에 다시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감정 표현 능력은 늘었지만 감정 조절 능력은 아직 미숙한 상태입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등원 거부, 부모가 보이지 않으면 울음을 터뜨리는 행동, 배가 아프다며 등원을 회피하는 신체화 증상 등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연령별로 증상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4세는 심리적 안정감을 요구하며 말로 표현은 가능하지만 불안에 쉽게 압도됩니다. 5세는 등원은 가능하지만 낯선 상황에서 퇴행 행동을 보이고, 6세는 학습 환경에서 긴장감이 높아지며 밤에 잠들기 어려워합니다. 7세쯤 되면 이성적 이해는 있지만 실제 감정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를 보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실제로 유치원에 처음 오는 아이들보다 어린이집을 다니다 온 아이들 중에서도 분리불안을 보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환경이 바뀌면서 느끼는 불안감이 원인이었습니다. 또한 동생이 태어나거나 이사를 한 경우처럼 일시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분리불안이 재발하거나 심해질 수 있습니다. 부모의 지나친 통제나 불안감이 아이에게 전달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먼저 독립해야 아이도 독립합니다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이것입니다. 분리불안은 유아들만 겪는 게 아니라 학부모들도 겪는다는 사실입니다. 입학 후 아침 등원 시간에 정말 별의별 모습을 다 봤습니다. 울면서 안 들어간다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엄마 아빠는 손 흔들고 안아주고 난리인데 아이는 뒤도 안 돌아보고 교실로 달려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기관 생활이 처음인 유아의 경우, 부모님들이 아이를 독립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아이가 독립을 못하는 게 아니라 부모가 독립을 못 시키는 것입니다. 유치원에 빨리 적응하게 하는 가장 직진적인 방법은 선택한 유치원을 믿고 아이가 울어도 소리쳐도 헤어짐의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일주일만 그렇게 하면 90% 아이들은 모두 적응합니다.

신기하게도 엄마 아빠가 안 보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울음을 그치고 교실로 들어가는 우리 아이들은 부모님 생각보다 훨씬 영리합니다. 유난히 적응이 느린 아이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빠르게 적응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적응력이 훨씬 뛰어납니다. 부디 부모님부터 아이에게서 독립하시기 바랍니다.

실전에서 통하는 적응 방법

효과적인 대응법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우선 짧은 이별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에서부터 "엄마 잠깐 화장실 다녀올게"처럼 짧은 분리 경험을 쌓으면 도움이 됩니다. 아이 감정에 공감하되 단호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속상하구나, 그래도 유치원은 가야 해"처럼 말입니다.

루틴을 시각화하여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등원 준비를 하고, 작별 의식을 거친 후 유치원에 가는 일련의 과정을 매일 반복하면 아이는 안정감을 느낍니다. 작별 의식은 하이파이브나 뽀뽀처럼 간단한 것으로 충분합니다. 안심 아이템을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엄마 사진이나 손수건처럼 작은 물건 하나가 큰 위안이 될 수 있습니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대응법도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행동은 오히려 불안을 키웁니다.

  1. 무심코 사라지기 - "슬쩍 나가면 모르겠지"라는 생각은 신뢰를 깨뜨립니다
  2. 울음을 무조건 참게 하기 - 감정을 억압하면 더 큰 문제가 생깁니다
  3. 약속을 어기기 - "10분 후에 올게"라고 했으면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4. 아이 탓하기 - "다른 애들은 안 그런데 넌 왜 그래?"는 자존감을 떨어뜨립니다
  5. 불안감을 무시하거나 과장하기 - "너 또 울어? 징그럽다"는 절대 금물입니다

제가 직접 관찰한 바로는 하루 생활 루틴이 일정한 아이들이 적응이 빠릅니다. 아침에 기상해서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등원 준비를 한 뒤 작별 의식을 거치는 패턴을 반복하면 됩니다. 하원 후에는 함께 놀이나 산책을 하며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세요. 저녁에는 따뜻한 목욕 후 감정을 체크하고 책을 읽은 뒤 수면 루틴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이상적입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적응을 돕는 꿀팁도 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선생님이나 친구 이야기를 자주 해주세요. 유치원을 소재로 한 그림책으로 예행연습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처음엔 오전만 보내다가 점차 시간을 늘리며 적응시키는 방법도 효과적입니다. "엄마도 회사 가야 해"처럼 공감형 설명을 하면 아이도 이해하기 쉽습니다.

다만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분리 상황에서 과도한 공포, 호흡곤란, 구토 등 신체 반응이 나타나거나, 6개월 이상 극심한 불안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서 심한 회피 행동을 보이거나, 우울감이나 자해 언행이 동반된다면 소아정신과 진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분리불안은 아이가 부모를 사랑하고 의지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이의 일상을 방해한다면 부모가 먼저 안정된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제 경험상 아이들은 정말 빠르게 적응합니다. 일주일이면 충분합니다. 매일 흔들리는 감정 앞에서 버티고 있는 부모님, 오늘도 잘하고 계십니다. 아이를 믿고, 유치원을 믿고, 무엇보다 부모님 자신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한 걸음씩, 함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 참고: https://blog.naver.com/hello_twinkle4/22397078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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