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사가 말하는 신학기 준비물 3가지, 비싼 것보다 '이것'이 중요합니다
유치원 준비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뭘까요? 예쁜 디자인의 물통? 귀여운 캐릭터 가방? 제가 유치원 교사로 근무하며 관찰한 결과는 좀 달랐습니다. 정작 현장에서 문제가 되는 건 '얼마나 비싼가'가 아니라 '얼마나 관리하기 쉬운가'였습니다. 오늘은 신학기를 앞두고 부모님들이 놓치기 쉬운 준비물 디테일을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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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원 신학기 준비물로 이름표, 투약의뢰서, 활동복 고르는 법 |
이름표, 왜 모든 물건에 필요할까
새학기가 되면 교실에는 비슷한 디자인의 물건들이 쏟아집니다. 분홍색 토끼 물통이 한 반에 5개, 공룡 가방이 7개씩 들어오는 건 일도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름표가 없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교사는 20명 넘는 아이들의 물건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고, 아이들은 자기 물건을 찾지 못해 울음을 터뜨립니다.
흥미로운 건 유아들의 인지 방식입니다. 아직 글자를 쓰지 못하는 아이들도 자기 이름을 하나의 이미지로 인식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김서연'이라는 세 글자를 하나의 그림처럼 통째로 기억하는 것이죠. 실제로 저희 반 아이들은 모든 친구들의 신발장과 가방을 척척 찾아냅니다. 이름스티커 하나로 아이의 자립심과 소속감이 동시에 자라나는 셈입니다.
이름 표기 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화려하게 꾸미거나 특이한 폰트를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굵은 글씨, 반듯한 글씨체로 선명하게 적어주는 게 아이들이 인식하기 쉽습니다. 낮잠이불, 여벌옷, 양말, 겉옷, 물통까지 빠짐없이 이름을 표기하되, 시각적으로 명확한 것을 선택하시길 권합니다.
투약의뢰서, 생명과 직결된 필수 서류
신학기 적응 기간에는 감기약을 보내는 가정이 많습니다. 이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실수가 바로 투약의뢰서 미작성과 약의 과다 제공입니다. 제가 근무하며 직접 목격한 사례 중에는 3일치 약을 통째로 보낸 경우도 있었습니다. 투약 담당 교사가 착오로 하루치가 아닌 전량을 복용시켜 아이가 응급실에 실려간 일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투약의뢰서는 단순한 서류가 아닙니다. 이것은 보호자와 기관 간의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고, 아이의 안전을 이중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입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의 어린이집 운영 매뉴얼에 따르면 투약의뢰서에는 반드시 다음 항목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 아동의 이름과 생년월일
- 약의 종류와 복용 시간
- 1회 복용량과 복용 방법
- 보호자의 서명 또는 날인
- 특이사항 및 부작용 발생 시 연락처
약은 반드시 1회 복용량만 작은 약병에 소분해서 보내야 합니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봉지를 그대로 보내는 건 용량 착오의 주요 원인입니다. 약병에 아이 이름을 적고, 투약의뢰서와 함께 담임교사에게 직접 전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일부 기관에서는 키즈노트 같은 앱을 통해 전자 투약의뢰서를 받기도 하니, 우리 아이가 다니는 기관의 방침을 미리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활동복, 고가보다 실용성이 답이다
등원복 선택에서 부모님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예쁜 옷'과 '편한 옷' 사이의 균형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유치원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옷은 활동하기 편한 옷입니다. 여자아이들이 입고 오는 프릴 달린 드레스나 복잡한 구조의 원피스는 실외 놀이나 미술 활동 시 상당히 불편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옷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아이가 스스로 입고 벗기 어렵습니다. 단추가 많거나 멜빵 구조, 복잡한 지퍼는 화장실 가기나 옷 갈아입기 같은 자립 활동을 방해합니다. 둘째, 활동 참여를 제한합니다. 드레스를 입은 아이는 바닥에 앉거나 뛰어노는 활동에서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집니다. 셋째, 고가의 옷은 오염에 대한 불안을 키웁니다. 부모도 교사도 옷이 더러워질까 신경 쓰게 되고, 결국 아이가 교육과정을 온전히 체험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유치원에서는 활동복이나 원복 제도를 운영합니다. 사립초등학교처럼 양말까지 통일하지는 못하지만, 원복과 활동복은 아이들을 위해서도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아이가 같은 옷을 입으면 외모나 옷에 대한 비교 의식이 줄어들고, 유치원의 교육과정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원복이 없는 기관이라면 집에서 준비할 때 다음 기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신축성 있는 면 소재, 허리 밴딩 처리된 바지, 단추 없는 상의가 기본입니다.
유치원 준비물은 화려함보다 실용성, 고가보다 관리 편의성이 핵심입니다. 이름표 하나, 투약의뢰서 한 장, 활동하기 편한 옷 한 벌이 아이의 새학기 적응을 훨씬 수월하게 만듭니다. 기관마다 세부 기준은 다를 수 있지만, 오늘 정리한 디테일만 기억하셔도 교사와 아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신학기는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새로운 시작입니다. 준비 과정부터 아이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그 시작은 분명 순조로울 것입니다.
